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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의 리뷰
류훈 감독의 <시나리오작법> 17강 리뷰 본문
기호의 의미는 고착되지 않는다
훨씬 더 풍부하게 느끼게 만드는 기술로서 상징과 메타포를 사용해야한다.
이번 차시에서는 기호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호란 영상기호를 말한다.
자크 라캉이라는 정신분석학자의 욕망 일노이라는 책을 보면 기표가 기의에 닿지 못하고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기표+기의가 기호가 된다.
기표는 뭘까?
그 물건 그 자체를 기표라고 말한다.
기의는 그것이 갖고있는 뜻이다.
장미꽃이라는 기표는 장미를 의미한다.
그런데 장미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전달이 된다면 어떻게 바뀔까?
사랑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장미는 장미라는 뜻을 가지고있기도 하지만 그 뜻이 미끄러져서 사랑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반지도 손가락에 끼우는 악세사리 장치가 기의인데 사랑하는 사람한테 전달이 됐을 떄는 청혼이라는 제 3의 뜻으로 미끄러지는 것이다.
기표와 기의는 1:1의 관계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 다른 뜻으로 끊임없이 미끄러진다.
어떤 한 사람의 무표정한 샷이 있을 떄 그 무표정은 다른 샷과 만날 떄 비로소 의미가 전해진다.
무표정이 무표정 앞 뒤에 음식이 붙어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그 무표정은 배고프다란 뜻이 된다.
어떤 매력적인 여성의 이미지가 그 다음에 나온다면 무표정은 그 여성에게 매혹된 표정이 된다.
비둘기를 평화라고 느끼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사회적으로 약속해서 평화의 뜻을 얘기할 떄 비둘기를 사용하고있는 것이다. 그럴 떄는 읽히는 상징인 것이다.
상징과 메타포를 사용할 떄 그 기호의 의미는 고착되어있지않다.
어떤 맥락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뜻은 계속 미끄러진다.
물은 목마름을 상징하는 해갈의 의미가 될 수도 있고 자유의 의미가 될 수도 있고 해방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한공주에서 물은 답답함의 상징이었고 무호흡의 상징이었다.
그 상징이라는 것은 등장인물의 역사와 경험, 삶에서 의미를 갖게된다.
한공주라는 영화에서 스테이플러가 나오는데 스테이플러가 벽의 포스터를 꽝하고 박는다.
스테이플러는 공주의 경험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공주는 스테이플러가 어떻게 폭력의 도구가 되는지 경험한 아이이다.
공주에게 스테이플러는 공포의 물건이다.
좋은 상징은 그 사람에게만 의미있는 것이다.
비둘기=평화는 국민 모두가 알고있는 상징이고 개인의 역사에서 나오는게 아니다.
영화적 상징과 영화적 메타포는 한 개인의 삶에서부터 출발해야되는 것이다.
한 개인의 역사를 통해서 어떤 대상이 그 사람에게만 의미를 가져야 영화적 상징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딱 한 사람의 인물에게만 의미있는 뜻으로 만들어야한다.
<밀양>이라는 영화의 엔딩 시퀀스를 떠올려보자.
신애는 정신병원에 갔다가 치료를 받고 퇴원하는 날, 송강호 역할이 데리러나온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카락을 자르려고하는데 하필이면 미용사가 자기 아이를 죽인 자의 딸이었다.
신애는 머리를 반쯤 자르다가 밖으로 나가버린다.
그렇게 나간 신애가 집에 가서 자기 머리를 자기가 자른다.
거울을 앞에 갖다놓고 가위를 가지고 마당에서 자기 머리를 잘라낸다.
이어서 들어온 송강호가 거울을 들어준다.
그 때, 카메라는 거울을 향해서 다가가다가 날아가는 머리카락을 따라간다.
마당 구석에 숨겨진 햇볕이 너무나 누추한 마당 한 구석에 보이는 것이다.
이 머리카락의 길이라는건 신애가 견뎌내여했어야했던 무게이다.
그 고통의 시간을 견뎌낸 머리카락이 잘렸는데 너무도 아무렇지도않게 가볍게 떨어진다.
그러니까 카메라가 머리카락을 따라가보는 것이다.
거기엔 밀양이 있었던 것이다.
송강호는 신애가 그렇게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 한 번도 신애에게 뭘 하자고= 한 적이 없다.
떠나라고 하면 떠나고 있으라고하면 있고 이 사람의 고통을 지켜봐준다.
송강호와 대비되는 메타포가 나오느데 그건 기독교이다.
기독교는 아들 죽은 신애를 불행한 여자라고 정의내린다.
직사광선으로서의 메타포로서 종교는 신애를 구원해주지 못한다.
정말 구원은 곁에 머물러있는 사람한테 있었던 것이다.
리뷰
영화에서 메타포를 사용하여 그 의미를 관객한테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화적 메타포는 한 개인의 삶에서 출발해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카메라가 무엇을 비추는가에 따라 감독이 전하고자하는 의미가 전달된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영화라는게 정말 입체적이고 디테일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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