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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의 리뷰

류훈 감독의 <시나리오 작법> 15강 리뷰 본문

온라인강의 리뷰

류훈 감독의 <시나리오 작법> 15강 리뷰

블레어 2024. 5. 1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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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화가들은 색깔이나 조형성, 형태, 질감, 재질 같은 것을 무기삼아서 정신적인 것을 물리적인 것으로 바꾸는 일을 한다.

8얼의 크리스마스는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의 결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시한부인생을 사는 남자주인공이 있는데 사진관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그 앞에 주차단속원 일을 하는 20대 초반의 여성 다림이 나타난다. 30대 사진사와 주차단속원간의 사랑이 시작된다.

이런 라인으로만 볼 때는 그닥 새로울 것 없는 멜로영화처럼 보이는데 훌륭한 멜로영화가 된 것은 정신적인 것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물리적으로 표현하는게 얼마나 독특하고 디테일한 방식으로 표현되고있는가에 결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원은 다림을 사랑하게 되지만 자기가 아프다는 사실도 말하지 못한다.

다림은 정원이 병원에 실려간 것을 알지못하고 정원에게 편지를 전달해줄 수 없게되서 편지를 사진관 틈에 끼워넣는다.

편지를 왜 구겨지게 만들어서 가슴에 대고 펴게 만들었을까?

그만큼 편지를 통한 고백이 소중했던 것이다.

소중함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줘야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그 장면은 편지를 한 번 구겨지게 만들고 가슴에 곱게 펴는 모습을 통해 그 마음이 진실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게 바로 물리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정원은 병원에 있기 떄문에 그 편지를 읽을 수가 없다.

그 편지는 일종의 다림의 고백이었는데 그 고백이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다림은 사진관에 다시 가서 편지를 꺼내려하지만 편지가 오히려 사진관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버린다.

그렇게 더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 자기의 마음을 다림이가 지켜보는 것이다.

정원과 정원의 아버지가 회를 뜨러가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카메라가 어떻게 보여주냐면 그 씬의 첫 장면에 살아있는 물고기를 보여준다.

살아있는 물고기를 보고있는 사람은 죽어가는 정원이다.

옆에서 턱하는 소리가 나자 정원이 그 쪽을 쳐다본다.

정원이 죽어가는 생선을 보다가 먼저 고개를 돌려버리고 다시 살아있는 물고기를 쳐다본다.

그러자 아버지가 정원을 바라보는게 끝이다.

죽어가는 사람의 심정과 그렇게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물리적으로 훌륭하게 표현이 되어있는 것이다. 영화는 어떻게 시각화시켜서 보여줄 것인가가 훨씬 더 중요하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 박두만 형사는 범인을 잡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사건은 오리무중이 된다.

또다른 희생자 아이의 시신이 보이는데 그 아이를 알던 서태윤 형사가 아이의 살을 덮어준다.

그리고나서 그 형사는 용의자를 흠씬 두들겨패고 자백을 강요한다.

그러니까 용의자가 "그래. 내가 죽였다. 이 말이 듣고싶은거냐?"라는 대사를 한다.

그리고나서 박두만 형사가 아주 중요한 단서를 들고 나타난다.

유전자 감식 결과였다.

서태윤 형사가 터널 안에서 유전자 감식 결과를 꺼내보는데 표정이 이상하다.

형사가 용의자한테 가라고 말하니까 용의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린다.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으로 사건은 빨려들어간다.

봉준호 감독은 터널의 암흑 속으로 빠져버리는 용의자의 모습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터널 속으로 이 삭건은 빠져들어가고 다시는 건져낼 수 없을 것 같은 완전한 암흑이 된 것이다.

박두만 형사와 서태윤 형사가 지켜보는 용의자가 사라지는 모습이 이 형사들의 정신적인 세계일 것이다.

영화 <밀양>에서 신애라는 역할이 있다.

아들이 유괴당해서 유괴범에게 줄 돈을 찾아서 나오는 장면이 있다.

신애가 허겁지겁 돈을 찾아서 나오는데 멘탈이 나간 상태이다.

차를 출발시키려고 하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으니까 핸들을 두드린다.

시동을 꺼버려서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신애의 현재의 정신 상태를 물리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어떤 것도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신애의 정신 상태를 보여줌으로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게 표현한 것이다.

이 표현들이 영화의 수준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리뷰

 

여러 영화들 속에서 정신적인 세계를 물리적인 것으로 표현한 장면들에 대해 배웠다.

영화는 영상매체라서 이렇게 내면적인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이것에 따라 영화의 수준이 드러난다는 이야기에 공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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