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긴즈부르그 <밤의 역사> 5강 리뷰

어느 방앗간 주인의 이단재판

 

16세기 말 두 차례의 긴 재판 끝에 사형이 된, 메노키오라고 불렸던 도메니코 스칸델라의 사례를 예시로 들어보겠다.

1583년, 그는 그리스도에 대해 이단적이고 불경한 말을 한 혐의로 이단 심문소에 고발당했다.

주민들은 메노키오가 금서를 읽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메노키오는 기독교인으로 태어났으니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이지 튀르크인으로 태어났으면 튀르크인으로 살았을 거라고 말했다.

메노키오는 세 반지 이야기를 조금 각색했다.

메노키오가 책에 영향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는 책을 보고싶은 대로 봤다.

유물론에 고취된 농민의 시선으로 현실을 바라봤다.

메노키오는 자기 사상의 뿌리가 된 우주 생성론을 열심히 설명했고 재판관은 큰 충격에 빠졌을 것이다.

그는 농민의 시선으로 책에서 읽은 걸 해석했다.

이 재판 같은 특이 사례를 면밀히 살펴보면 당대의 일반적 관점을 알아낼 수 있다.

미시사는 거시사로, 거시사는 미시사로 이어지기 떄문이다.

메노키오는 일도 안 하고 많은 걸 가진 분들이야말로 지상낙원에 사는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콘코르디아의 감옥에서 2년가량을 보냈다.

주교와 재판관은 메노키오가 진심으로 개종한 것으로 판단해 그를 몬테로탈레로 되돌려보내고 절대 마을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메노키오는 다시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겉으론 교회 의식과 예식을 따르면서도 속으로는 예전의 자기 사상을 믿고 있었다.

메노키오는 또다시 고발당해 감옥에 갇혔고 다시 재판이 열렸다.

이단 심문소 재판관들은 만장일치로 메노키오가 배교자라는 결론을 내린다.

그는 65세의 나이에 고문에 시달리다가 얼마 뒤 사형을 당했다.

 

리뷰

 

다시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자기 사상을 버리지못했던 메노키오가 결국 사형을 당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기독교와 다른 사상을 믿는다고해서 그들을 고문하거나 처형시키지는 않았을텐데 이 당시의 종교 재판관들의 믿음이 왜곡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당시의 많은 사람들이 이단이라는 판정을 받으면 고문을 받다가 죽게 되었었다는 사실이 너무 가혹하고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